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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강정인 작가님의 비건 초코칩 쿠키

만들기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삶의 한 방향으로써 비건을 지향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달콤한 쿠키를 굽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조금 장황한 소설처럼 구구절절

적어가보겠습니다.

6월의 끈과 띠는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가장

먼저 풍경이 그려졌던 워크숍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느슨하게 기획되어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저의

역할은 재미있는 것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들께 제안을 드리고 그것이 진행될수있도록하는것이었

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워크숍이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였지요.

다만 강정인 작가님께는 기획서를 쓰는 과정에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할까 하는데 혹시 워크숍을 진행 해주실 수 있냐고 사심을 담아

여쭈어보았습니다. 흔쾌히 쿠키를 구워보자고

하시더군요.  우리가 만들 쿠키가 비건쿠키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적어도 제게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영향을 미칠 경험을 공유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달콤한 쿠키 굽기라는 공통의 경험이 더 넓은

공유의 시작이 될 것이라 기대했죠.

워크숍을 준비하며 장소 섭외에 우여곡절이

있었는데요, 세 번 정도 퇴짜(?)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소셜 섹터를 지향하는 듯한 어떤 비건

디저트를 파는 카페에 문의했는데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고, 두 번째에는 공유주방 예약에 실패했습니다. 제가 안이했죠. 급기야 세 번째 예약한 곳은 갑자기

물난리가 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쯤되니 어떻게든 쿠키를 굽고 말거라는 투지가 생겼습니다.

결국은 날짜를 변경하여 두 번째 섭외에서 예약하려고 했던 중구의 한 공유주방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장소를 섭외하는 것은 제가 맡은 일이었는데,

강정인 작가님께서 국정원같은 검색 능력으로 매처럼 장소를 찾아주셔서 죄송한 한편 든든했습니다. 적어도 쿠키만들기 안내서는 예쁜 종이에 프린트해 드리고

싶었어요. 세 종류 정도에 테스트 프린트해보았는데, 첫번째 테스트 종이가 통과되었습니다.

워크숍 전날 저녁, 참여신청을 하셨던 곽은지 작가님께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을 주셨습니다. 쿠키를 만드는 동안 마실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원두와 여과지를 챙겨 오시겠다고 하셨지요. 사실 강정인 작가님과 저는 쿠키를 구운 이후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쿠키에 곁들일 또다른 다과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지 작가님의 제안은 무척 반가웠

습니다. 한편, 참여하기로 했던 이승희 작가님의 작업 작은 배가 난항을 겪어 당일에 함께할 수 없게

되었다는 슬픈 소식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곽은지 작가님과 이승희 작가님이 고등학교 시절 친구라고

하더라구요. 아주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장이

6월의 끈과 띠 비건 쿠키 만들기 워크숍이 될 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길었네요. 끈과 띠

자체는 두 번째였지만, 다른 분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되었고 준비

하는 동안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족이 이렇게까지 길어지는 것입니다.

워크숍 당일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6월 24일, 사실 너무 긴장되어서 정신이 조금

혼미했습니다. 도란도란 티타임에 마실 펀치를

만들 허브와 과일 조금과, 그리고 얼음 한 팩을

샀습니다. 준비를 위해 저도 이르게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강정인 작가님이 먼저 와 계셨습니다.

분홍색 예쁜 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기다리고

계셨어요. 쿠키만들기를 위해 필요한 도구와 재료들을 정리하고, 강정인 작가님의 발표 자료를

셋업 했습니다. 그 동안 곽은지 작가님과

박시월 작가님이 오셨어요. 

그러고보면 6월의 끈과 띠에 모인 분들에는 신기하게 조금씩 접점이 있었습니다. 강정인 작가님과 박시월 작가님은 제가 2년전에 있었던 레지던시

북구예술창작소에 2021년 입주작가로 계십니다.

그런데 곽은지 작가님과 박시월 작가님은 놀랍게도

8월에 청주에서 진행되는 그룹전을 함께 진행하시는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알게 되셨다고 했습니다. 두 분이 여기서 만나게 될 걸 아셨을지는 모르겠

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원래 참여 예정이었던 이승희 작가님과 곽은지 작가님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라고 했습니다. 또 저와 강정인 작가님과 곽은지 작가님은 같은 학부를 졸업했으니 오며가며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여성시각예술인 커뮤니티

루이즈더 우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비건과 비건을 지향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왜 이런 태도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까지 저의 태도와 선택들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제게 비건은 언젠가 슈퍼에서 고기를 살 수 있는

환경이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정도에서 인지할 뿐 내 삶에서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예시들을 듣고

있자니, 제 삶은 다른 동물을 착취하며 세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냐 하지 않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착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 방향 자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만약 제가 직접

동물을 기르고 도축 해서 먹어야 하거나, 혹은

그 부산물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야 사용할 수 있다면, 과연 그럴 의향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선뜻 기꺼이 그러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워크숍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공유해보는 상냥한 워크숍이었고, 그 방법들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이를 위한 실습으로 우리는 달콤한

쿠키를 굽게 된 것입니다.

쿠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밀가루, 설탕,

식물성 기름(ex.코코넛오일), 식물성 우유(ex.오트밀크),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것은 초코칩 쿠키였으므로 초콜릿, 그리고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한

견과류, 그리고 쫀득하고 단 맛을 더하기 위한

대추야자, 그외 부가적으로 필요한 베이킹 소다와 파우더였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한가지 있다면, 설탕의 경우 일부 정제 설탕은 제조 과정에서 동물의 뼈가루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정제 설탕을 사용해야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비정제 설탕(무스코바도 설탕)이 감칠맛이 있어서 그냥 더 맛있는 거 같아 우리가 사용할 설탕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쿠키 반죽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했는데요, 처음에 코코넛 오일과 오트밀크를 물리적 힘으로(저어서) 유화하는 과정이 아주 신기했습니다. 박시월

작가님이 섞이지 않는 두 액체를 스패츌러로 계속 휘젓고 있었는데요, 어느 순간 물과 기름이 섞였

습니다. 이 과정을 마법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모든 가루들을 채쳐서 섞어서 모양을

만들면 쿠키 굽기 전까지 의 공정이 완료됩니다.

이미 반죽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우리는

들떠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븐 안에 넣을 작은

온도계까지 챙겨오신 강정인 작가님의 준비성과 작은 온도계의 귀여운 모양에 대한 감탄속에

쿠키반죽 덩어리들은 뜨거운 오븐으로 들어

갔습니다.

 

쿠키가 구워지는 동안 우리는 도란도란 이야기 타임을 위해 강정인 작가님이 미리 구워오신 다과와 제가 챙겨 온 제철 과일을 주섬주섬 꺼냈습니다.

​<업데이트 중>